Biofood CRO Office

Jongno-Gu, Seoul


구도심의 전형적인 재개발 주상복합 건물 2층에 입주할 연구소의 업무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수용 인원에 비해 제한된 면적으로 인한 전형적인 오피스 레이아웃과 상가층의 낮은 층고는 이 프로젝트에서 피할 수 없는 전제조건이었다. 새로운 공간 형태와 구성을 제안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공간 표면의 디테일과 그 표면을 이루는 재료의 물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연구를 선도하는 Biofood CRO의 기업 아이덴티티는 건강기능식품의 친환경성, 연구기관으로서의 미래지향성, 업무 문화의 유연성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적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올리브그린 색조의 재료, 정밀하고 단단하면서도 주변 환경을 은은하게 확산시키는 금속성의 재료, 그리고 명확하게 구획되는 기능 공간들의 분위기를 점진적으로 이어줄 수 있는 재료와 디테일에 대해 고민했다.

오피스 레이아웃의 측면에서 출력실, 작업실, 팬트리 등의 서비스 공간은 평면의 중심에 위치하고 남측 창에 면하는 영역에는 회의실, 업무공간, 휴게공간이 순차적으로 배치되었다. 복도 공간에서 동선의 방향성과 업무데스크에서 시선의 방향성을 고려할 때, 남측 창에서부터 유입되는 빛이 북측 복도 영역까지 확산되면서 만들어내는 공간감에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려고 했다. 남측 창가에는 낮고 긴 서류 캐비닛을 설치하고 그 상부에 낮시간 동안의 강렬한 자연광을 부드럽게 걸러줄 수 있는 올리브그린 색조의 아트글라스 루버를 설치했다. 북측 복도에 면한 벽에는 금속성의 재료를 적용해 공간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면서도 빛의 분위기를 확장시킬 수 있게 했다. 두 수직요소를 이어주는 바닥의 카펫타일은 창가에서부터 복도 벽에 이르기까지 그린-화이트-그레이의 색조를 점진적으로 적용해 공간의 감각적 점이성을 이끌어내고 서로 다른 물성의 재료들을 이어주었다.

아트글라스 루버는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건축가와 아티스트의 협업으로 진행되었다. 건축가가 창안한 컨셉이미지는 아티스트의 창의적인 예술의지와 실질적인 제작 기술의 논리를 거쳐 고유한 예술적 아우라를 발산하는 작업으로 완성되었다. 17개의 수직 루버(600mm x 1,400mm)들은 11m에 달하는 긴 창가 영역에 설치되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290° 회전이 가능한 루버 프레임들은 재실자의 필요에 따라 열리고 닫히며 조금씩 다른 일상의 표정들을 만들어내고 늘 새로운 방식으로 창밖 세계와 조우하게 된다. 금속 프레임의 상하부에 설치된 라인조명은 유리면을 은은하게 물들이며 늦은 저녁의 오피스 공간에 따뜻한 감성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시선의 간극에 따라, 그리고 회전하는 루버의 위치에 따라 아트글라스 표면은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바쁜 현실의 오피스 공간에 사색과 여백의 가상을 제공한다.

 

Type : Office
Status : Completed
Gross Floor Area : 165
Project Year : 2022.11-2023.05
Photography : Sungjae Park